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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내미가 생일 선물로 오르골을 받고 싶다고 하네요. 와이프는 쿠X 에서 몇가지 제품을 살펴보고 저는 옆에서 기웃 거리다가 그거 알리에서 구입하면 더 쌀텐데... 하며 알리 어플을 열어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재미있는 제품을 발견 하였습니다. 

직접 악보를 제작할 수 있는 오르골 (music box) 이 있더군요.

 

와우 ! 

직접 종이에 펀치로 구멍을 뚫어 악보를 만들어 오르골을 연주할 수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기존의 오르골은 너무나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지만 항상 동일한 음악만 나오는게 단점이랄까요? 그런데 이건 어떤 음악이든 사용자가 직접 만들어 들을 수 있다니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물론 휴대폰에서 온갖 노래를 다 들을 수 있는 세상이지만 또 이렇게 직접 음악을 기록하고 들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멋진가요. ㅎㅎ 

 

 

네 곧바로 구입을 하였고 약 보름 정도 걸려서 배송이 되었습니다. 

 

역시 중국 스러운 포장

역시 알리 답게 박스나 디자인된 어떤 것도 없습니다. 그냥 비닐에 싸여진 채로 도착했지만 그 먼길을 오는동안 큰 파손은 없었습니다. 

본체를 담고있는 흰색 박스가 조금 찢어졌지만 내용물만 괜찮다면 OK 입니다.

악보 역할을 하는 종이 띠는 다행히 손상 없이 잘 왔습니다.

 

좌측이 펀치, 우측이 오르골 입니다. 

꺼내서 보니 영롱한 자태를 보입니다. 왼쪽은 노트를 기록하는 펀치고요. 사용하기 편리하게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본체 우측의 손잡이를 돌리면 악보를 조금씩 움직이며 연주가 되는 형식입니다. 기존의 수동 오르골과 마찬가지로 돌리는 속도에 따라 음악 재생 속도가 달라집니다.

 

반짝이는 스텐재질, 악보용 종이도 넉넉하게 왔음. 만족. 

악보는 생각보다 긴 편인데 빳빳한 종이로 제작 되어 있습니다.

 

일단 테스트용으로 대충 뚫어서 소리가 맞는지 확인

우선 테스트 삼아 구멍을 뚫어 소리를 재생해 보았는데요... 음... 뭔가... 음... 음이 잘 맞지 않는 느낌입니다.

구멍을 잘못 뚫었나 하고 다시 해보았지만 역시나... 생각과는 조금 다르네요.. 

 

일단 구멍은 칸에 뚫는 것이 아니고 선에 뚫어야 합니다. 뭐 어쨌거나 음이 잘 맞지 않아요.......

중간에 뭔가 빽빽하게 써있는 글자가 보이시나요? 위에 써있는 글자가 헷갈려서 펀칭하기 좋게 옮겨 적었는데요. 

결국 맞지 않는군요. 

 

어떻하냐... 

 

 

 

 

하지만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일단 휴대폰에 음의 높이를 측정할 수 있는 어플을 설치한 뒤 악보에 구멍을 순서대로 모두 뚫어서 음을 기록해 보았습니다. 

역시나... 음이 맞지 않는군요.

혼신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한음 한음 음을 따고 기록하는 저를 보며 와이프가 한마디 하네요.

 

와이프 : "공부를 좀 그렇게 하지 그랬어...."

나 : "나? 공부 이렇게 했는데?"

 

그래서 이 모양으로 살고 있는 걸까요...

어쨌든 다 따냈습니다.

30 note DIY 오르골의 전체 음계

 

F,G,C,D,E,F,G,A,A#,B,C,C#,D,D#,E,F,F#,G,G#,A,A#,B,C,C#,D,D#,E,F,G,A

순서대로 위와 같은 음이 나게 됩니다. 참고바랍니다.

 

어쨌든 파치가 맞지 않으니 기존 구입시 받은 악보에 음을 기록하는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그냥 직접 악보용 종이도 직접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불편하면 우린 직접 만들죠.

일러스트를 열어 한땀한땀 그려냅니다. 

디자인 같은건 개나 줘버립시다. 그냥 잘 맞으면 됩니다.

A4 용지 한장에 두개의 악보가 들어갈 수 있도록 제작하였다.

몇번의 테스트를 거쳐 수정을 하고 완성!

위쪽의 대각선은 정확히 자를 필요는 없고 적당히 자르면 되는데, 저렇게 오르골에 진입하는 부분이 서서히 넓어 져야 잘 들어갑니다. 처음부터 넓으면 잘 들어가지를 않더군요. 시작부분이 얇을 수록 쉽게 들어갑니다.

 

제가 만든 악보에는 한장당 4 소절, 소절당 4마디가 들어값니다. '나비야' 같은 동요는 풀 연주가 가능하지요 ㅋ

해당 악보용 종이는 아래 PDF 파일로 첨부하였으니 다운 받으시면 되겠습니다.

musicbox_score_paper_2.pdf
0.12MB

 

참고로 200g 정도의 두툼한 종이에 프린트를 하셔야 정상적으로 사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저는 집에서 brother 의 DCP-T710W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데 후면 투입구가 별도로 존재하여 두꺼운 종이를 넣어서 프린트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혹시 킨코스 같은 출력소를 이용하실 계획이시면 아트지 않은 빳빳하고 두꺼운 종이를 이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자자 드디어 음악을 기록해 보자!

어쨌든 신나게 음을 찍고 펀치로 구멍을 뚫어 주었더니 '나비야' 가 완성되었습니다.

눈이 침침해져온다.

펀치로 한음 한음 찍어 줍니다. 

은근히 힐링 되네요. 요즘처럼 빠르고 바쁜 시대에 이렇게나 느리게 음악을 들어야 한다니. ㅋㅋㅋ

그것도 엄청난 곡도 아닌 나비야 를 듣자고 몇시간 째 이짓을 하다 보니 ... 마음이 정화로워 집니다.

어쨌든 첫번째 곡으로 나비야 가 완성되었습니다.

반주까지 열심히 뚫어준 오르골 악보

 

ㅎㅎ 귀엽지요? 

하지만 저 종이를 디자인하고 패턴을 찍고 펀치로 구멍을 뚫는데 까지 몇시간이 걸렸답니다.

(참고로 연속으로 찍힌 점은 두개마다 하나씩만 소리가 납니다. 간격 조절 실패)

 

음... 열심히 만든 음악을 들어보니 정말 너무너무 아름답고 멋진 소리가 납니다. 그런데....

사용하기가 너무 불편하네요.

식탁이고 어디고 저 오르골을 올려두고 손으로 꾹 누른 채 매우 힘들게 재생을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뭐든지 다 있다는 다이소에 가보았습니다.

 

바로 이거야!

다이소에서 3000 원에 팔고 있는 핸드폰 스피커. 핸드폰 스피커로서 효과는 미비하였다.

다이소에 가니 나무로 만든 휴대폰 스피커가 있네요. 뭐 고민도 하지 않고 집어 왔습니다. 가격도 3000원 밖에 안하니 이건 뭐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얼른 위에 오르골을 올려 보았습니다.

크기가 너무 딱맞아 맞춘줄

ㅋㅋㅋ 이거 뭐 너무 딱 맞는거 아닌가요?

정말 딱 맞네요.

소리도 그렇저럭 괜찮습니다. (솔직히 기대한 거보다는 못하지만요)

통이 클수록 소리도 커지고요. 나무가 얇을 수록 경쾌한 소리가 납니다. 저렇게 꽉 찬 나무는 소리가 크지는 않지만 부드럽고 묵직한 소리가 나네요. 얇은 나무 박스는 소리는 컸지만 떨림 때문에 잡음이 조금 생깁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적당한 녀석을 잘 구입한 것 같기도 합니다.

 

상단에 4개의 구멍에 동봉 되어 있는 나사를 끼워줄 차례 입니다.

2.3mm 정도의 드릴로 구멍을 뚫어 주고 오르골을 부착하니 정말 딱 맞아 떨어집니다.

참고로 구멍이 없는 쪽으로 부착을 하였다.

 

캬... 뭔가 아날로그 하면서 기계 특유의 느낌과 나무의 느낌이 잘 어울린달까요?

마음에 듭니다. 물론 저만 좋으면 됩니다. 와이프도, 아들내미도, 딸도 별 관심은 없네요. ㅋ

 

어쨌든 최종 완성된 오르골 소리가 궁금하 신 분은 아래 영상 확인 부탁드립니다.

 

 

ㅎㅎ 재밌는 취미가 하나 늘어난 느낌입니다.

다음 곡은 어떤 곡을 할까 고민이네요.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이만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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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공구와 먼지가 살짝 내려앉은 작업대, 기름기 가득한 장갑에 멜빵 바지를 입고 자동차 바닥에서 직접 수리를 하고 있는 남자. 

미드나 미국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자들의 모습이죠.

 

남자들이 꿈꾸는 작업 공간

 

전형적인 garage

 

어려서부터 뭔가 만들기를 좋아했던 저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나도 크면 꼭 저렇게 직접 차도 고치고 뭐든 만들고 할 수 있는 나만의 작업실이 있었으면 하는 로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되어 결혼을 하고 보니 집은 나의 것이 아니었고 내가 살게된 아파트에는 그런 작업실 따위는 존재하지 않더군요. 

처음에는 15평 정도의 작은 주택한켠, 25평 아파트, 32평 아파트로 점차 집의 크기를 늘려왔지만 그사이 아이가 하나, 둘 늘어나면서 제가 생각했던 저만의 공간은 결국 얻지 못하였습니다.

물론 베란다 한쪽에서 뚝딱 뚝딱 뭔가를 만들기는 했지만 위에서 말했던 그런 작업실은 아니었죠.

이번 이사전에는 드래스룸, 파우더 룸을 이용하여 제 작업실을 꾸민적이 있습니다. 오롯이 저만을 위한 그런 공간이죠. 집안에 그런 공간이 있다는걸 와이프는 탐탁치 않아 했지만 집안 여기저기에 흔적을 남기는 것보다는 나았으니 그러려니 했었나 봅니다.

그런데 이번 이사를 하게 된 집은 드래스 룸이 없는 집이었고 파우더 룸은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와이프에게 비장한 얼굴로 제안을 했습니다.

 

'이보시오 마누라, 뒷 베란다 한켠만 나에게 나누어 주시오.'

 

그럼 집안 다른 곳에 지저분한 내 공구와 물건들 두지 않겠다고... 

 

잠시 고민하던 와이프님께서 결국 승인을 해주었습니다. ㅋ

이번 이사한 집 구조는 아래와 같이 생겼습니다.

33평형의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출처:네이버 부동산 )

그리고 저에게 주어진 공간은 위 그림에서 빨간 네모 부분 입니다.

흠... 

불행히도 전에 살던 분이 집을 너무 관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벽면이 온통 곰팡이 천지 였습니다. OTL

외벽쪽 곰팡이 상태 (우웩)...

곰팡이 제거제를 뿌리고 닦고 뿌리고 또 닦기를 반복했습니다. ㅜㅜ

2020/03/11 - [청소장인] - 곰팡이와의 전쟁 아파트 베란다 곰팡이 제거하기

 

곰팡이와의 전쟁 아파트 베란다 곰팡이 제거하기

이사를 하며 집을 떠날때도 들어올때도 항상 눈에 밟히는 게 있다면 바로 곰팡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떠나는 입장에서는 들어올 사람에게 드는 미안한 마음이겠고 들어갈 입장에서는 내가 살아갈 공간에 곰팡이가..

diy-dev-design.tistory.com

 

걸레를 30번쯤 빨았을때 쯤 벽은 하얗게 보이기 시작했고

결국 다시 태어난 제 작업실은 이런 모습입니다.

 

따라다랏 따~~~

 

뒷베란다 들어서서 바로 본 모습, 우측 진열대에 RC 카들과 멀리 얼핏 부품 박스가 보인다.

뭔가 .... 있을 듯한~

하얀색 장너머로 바로~

쨔쟌~~

작업실이 만들어 졌다. ㅋㅋ

곰팡이 가득했던 벽도 하얗게 변했고

쓸모가 별로 없는 뒷베란다 공간이 저만의 작업실로 변했습니다.

제 작업대 전면 사진을 볼까요?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구와 재료를 위치 시켰다.

 

책상은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1200mm 짜리 철제 책상에 이케아 LACK 테이블 상판을 가로로 두개 붙여서 벽면에 나무판을 세웠고요. 옆에 있는 흰색 긴 장과 책상 상판에 각각 L 자 브라켓으로 고정을 하였습니다. 이케아 LACK 테이블은 저렴하고 쓸모가 많은 제품으로 유명하죠.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철망을 몇개 붙인 뒤 나사로 고정하고 역시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걸이를 걸어 다양한 물건들을 걸 수 있게 하였습니다.

자주 사용하는 공구는 저렇게 눈앞에 걸어 놓는 것이 편리하죠. 와이어 스트리퍼, 작은 니퍼, 롱노우즈는 필수품입니다. 

좌측에는 납땜용 인두와 우측에는 전동드릴, 어제 저녁 마신 맥주 캔도 보이는군요. ㅎㅎ

전면에 작은 책꽂이를 눕혀 놓고 자주사용하는 RC 카용 부품과 납땜용 재료들, 각종 배터리들 보관하도록 하였습니다.

LACK 테이블 상판이 두께감이 있기 때문에 위에도 물건을 올릴수 있는데요, 

좌측부터 18650 충전기, 메인 전원소스가 되어줄 콘센트 (전력량 측정기 포함), IMAX 만능 충전기와 RC 카용 LI-PO 배터리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안쓰는 컴퓨터에서 떼어낸 파워서플라이는 제 작업 환경에 양질의 12V 5V 전원을 공급해 주게 됩니다.

브래드 보드도 항상 책상위에 위치하고 있어 언제든 부품들을 꽂아 필요한 실험을 할 수 있습니다.

 

 

작업대에 앉았을 때 좌측으로 베란다 에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는 선반이 있는데요. 이곳에 각종 부품들과 자외선 차단이 필요한 다양한 본드류, 기름 종류 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힉~ 파란색 악마의 헤일로 전담 액상도 보이네요. 네 그렇습니다. 이곳에서는 전담도 가능합니다. 작업하며 담배한모금은 정말 꿀이죠. 저의 경우엔 무향 액상을 사용하기 때문에 냄새 걱정도 없습니다. (헤일로병은 그냥 장식이죠. 멋있자나요)

그리고 부품 박스들과 무선 진공청소기 차이슨 까지.

박스마다 저에게 소중한 DIY 재료 들이 가득합니다. 재활용 폐기물 처리장에서 적출된 각종 모터와 팬, 전원 소스와 아날로그 부품들이 분해되어 각자의 방으로 나뉘어 분배 되어 있지요.

 

 

책상에 앉아서 우측에는 역시 다양한 재료들과 수납 공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책상에 앉았을때 우측의 모습

아직 완전히 정리가 되지는 않았지만 곧 정리가 마무리 되면 좀더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게 될 것 같습니다.

 

ㅋㅋ 사진에 솔져 인형이 제가 만든 심플드레멜을 가지고 놀고 있네요

무기인양 포즈잡고 있는 솔져 군

 

 

 

밤이 되면 아래와 같이 환한 작업실의 모습을 볼수 있습니다.

 

등뒤로는 북한산이 우람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책상 바로 뒤 창문으로 보이는 북한산

 

자 어떠신가요?

 

저도 언젠가는 마당있는 집에 창고를 두고 창고에 저만의 작업실을 갖는게 꿈입니다만 그때까지 마냥 기다리기에는 우리 인생이 짧지 않습니까? 집안 한켠에 저만큼은 아니더라도, 아니 저보다 훌륭하게 작업실을 한번 꾸며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크지 않더라도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공간이 있다는 것.

 

그게 바로 남자의 로망 아니겠습니까?

 

오늘밤도 열정을 다해 작업에 몰두해 보겠습니다!

 

만들자.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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