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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원두커피 머신을 가져다 놓으면서 새로운 쓰레기가 하나 늘었습니다. 바로 커피가루찌거기인데요. 생각보다 꽤 많은 양이 나오더라구요.

처음에는 탈취제용도로 집안 곳곳에 두었는데 그것도 잠깐이고 며칠만에 결국 수북히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음식쓰레기도 아니어서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하는 관계로 활용하는 방법을 좀 고민해 보았는데요. 커피가루를 이용해서 캠핑용 연료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찾아보니 실제로 사례가 있었습니다.

 

장작으로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불을 피우기 적합한 길다란 형태로 제작을 해야겠다 마음먹고 먼저 간단한 틀을 만들었습니다.

재료는 집에 굴러다니는 나무막대기들을 이용하여 틀을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나무 막대기와 가베 블럭들
요런식으로 가베를 이용하여 칸의 간격을 잡았다.

가베를 이용하여 제작할 장작의 폭을 잡아주었습니다.

 

목공 본드 (오공본드 무독이 사용) 를 발라준다.

연필로 나무가 연결될 위치를 살짝 그어준 뒤 목공본드를 발라줍니다.

큰힘을 받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별도로 못을 박거나 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본드를 붙이고 하루정도 말린다.

본드가 마른 상태입니다. 여기서 아래쪽으로 삐져나온 다리를 잘라냅니다.

 

이케아 페인트를 이용하여 색칠을 하는 딸내미

이케아에서 사두었던 회색 페인트를 이용하여 색을 칠해 줍니다.

이케아 페인트는 아크릴 물감처럼 마르고 나면 수분으로 부터 나무를 보호해줄 수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구입한 전분가루와 직접 제작한 장작 틀

 

인터넷을 찾아보니 커피가루만으로는 반죽이 되지 않아 전분을 사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전분을 투입합니다.

얼마나 넣어야 할지 몰라 잔뜩 부었다.

커피가루의 1/3 정도 전분을 투입하였습니다.

골고루 섞어 준다.

커피가루와 전분을 잘 섞어 줍니다.

 

쨔잔~ 반죽 성공

네.. 예상대로 잘 반죽이 되었네요.

이제 만들어 두었던 틀에 반죽을 넣어 모양을 만듭니다.

위생봉투를 길게 찢어 올려놓고

 

반죽을 꾹꾹 눌러모양을 채웁니다.

 

모든 칸에 반죽을 채운 모습

네 어렵지 않게 반죽을 채워 넣었습니다. 재미있네요 ㅎ

 

틀을 뒤집어서 만들어진 반죽을 꺼낸모습

와우~ 제대로 만들어진것 같습니다. 마음에 쏙 드네요.

 

야외에서 말려본다.

일단 빠른 건조를 위해 야외에서 말리기로 합니다. (냄새가 좀 퀴퀴해서 실내에서 말리긴 좀 그렇네요)

햇볓에 표면이 갈라질까 해서 종이를 하나 덮어서 말렸습니다.

 

읭? 부서지는데?

한 3~4일 바짝 말렸습니다. 균열도 없이 잘 말랐다 생각했는데요.

이게 왠일인가요. 손을 데자 마자 퍼서석 부서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건 뭐 이 상태로는 캠핑장까지 가지고 갈 수도 없어 보입니다. 흠... OTL...

 

하지만 포기할 제가 아닙니다. 바로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보았습니다.

 

인터넷을 뒤지던 중 중요한 포인트를 하나 알아냈습니다.

냉면 반죽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냉면 반죽을 할때는 뜨거운 물로 반죽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뜨거운 물로 반죽을 해야 전분이 더 쫀득한 신감을 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아하!

뜨거운물로 반죽을 해야하는구나.

 

 

그래서 만들었던 장작을 봉투에 담고 모두 가루로 만들었습니다. 엄청 잘 부셔저서 가루로 만드는건 일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전기 물 주전자에 물을 끓여서 다시 출동!

 

다시 가루가 된 커피찌거기와 방금 끓여온 물
처음상태의 반죽과 큰 차이는 없다.

이번에는 뜨거운 물을 사용했기 때문에 목장갑을 끼고 비닐 봉투 안에서 반죽을 하였습니다. 반죽의 모양은 처음 시도했던 것과 큰 차이는 없었고요.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주물렀습니다.

다시한번 틀에 끼워넣고 뒤집음

다시한번 틀에 채워넣고 모양을 잡아준 뒤 뒤집어서 말려줍니다.

두번째 도전

역시 처음과 큰 차이는 없지만 뜨거운 물로 반죽을 해서인지 표면이 아주 빠르게 마르더군요. 

역시 종이로 덮어 놓고 3일정도 말렸습니다.

바짝 마른 커피장작

오.... 표면에 금이 좀 갔지만 이번에는 제법 단단하게 굳었습니다.

길이가 길다보니 중간에 부러진 곳이 있기는 하지만 이정도면 캠핑장에 가져가서 장작으로 쓸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캠핑장으로 고고~

자 이제 캠핑장에서 테스트 할일만 남았습니다.

사실 코로나 때문에 캠핑장을 가지 않은지 꽤 되었고요. 처갓집 앞 마당이 바로 제 전용 캠핑장입니다. ㅋㅋ

 

화로대에 올려두고 불을 붙여본다.

자 이제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테스트 시간.

토치를 이용해 불을 붙여 봅니다.

와우 탄다 타

네. 불이 붙었습니다. ㅋㅋㅋ

 

화력도 그럭저럭 쓸만함

 

성공!

네. 결과는 성공입니다. 잘 타네요.

처음 만들었던 장작에 절반 정도는 실패해서 버렸기 때문에 실제로 테스트 해본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 커피가루를 이용하여 장작을 만드는데 성공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불을 붙이는 동안 연기가 피어오를때 참나무 장작에서처럼 구수한 냄새가 아닌 매케하고 매운 냄새가 납니다. 가능하면 초반에 사용하지 말고 불이 피어오른 뒤에 추가장작으로 넣는 것이 좋을 것 같고요. 한번 불이 붙고나면 화력도 괜찮은 것 같고 지속력도 나무 못지 않게 괜찮아 보이니 쓸만한 것 같습니다.

 

결론

이번 포스팅을 진행하면서 생각했던건 우리 주변에 재사용 또는 재활용이 가능한 것들이 별 생각없이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커피찌거기가 정말 엄청나게 버려지고 있더라구요. 간혹 퇴비로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고 있지만 실제로 퇴비를 만드는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므로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이번 장작 만들기 프로젝트는 일반 가정에서도 쉽게 도전이 가능하고 저처럼 캠핑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DIY 소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버리면 쓰레기, 재사용하면 자원이 되는 바로 그런 아이템이니 조금 귀찮으시더라도 환경을 위하여 쓰레기배출을 줄일 수 있는 작은 노력을 함께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커피가루 장작 만들기 레시피 한번더 정리하고 갑니다.

  • 커피가루, 전분, 장작틀 준비
  • 전분은 커피가루의 1/3 이상 충분히 넣어주기
  • 반죽에 사용하는 물은 반드시 끓는 물 사용
  •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리기
  • 장작이 탈때 연기가 매운 냄새가 나므로 불을 붙이는 초반에는 태우지 말기

 

그럼 이만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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