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작년 갑자기 10km 롱기스트런 파이널런을 신청하고 어쩌다 완주를 하게 된지 언 6개월, 하프마라톤을 신청해버려습니다.

제 10회 행복한 가게 마라톤대회

하프 마라톤이라 막연히 나도 할 수 있을까 생각만 해보다가 봄이오고 날씨도 슬슬 풀리는 듯 하니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고 덜컥 신청을 해버렸는데요,

문제는 겨울동안 거의 연습을 못했다는 사실.

게다가 지금까지 한번에 가장 멀리 뛰어 본게 12km정도 였다는...

 

뭐 하면 못할게 뭐가 있냐 싶어 동네에서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였고, 10km 정도는 이제 마음 먹으면 언제든지 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본격 적으로 준비를 해보았습니다.

대회 시작까지 한달 정도 남은 시점. 

10km ~ 12km 정도를 이틀에 한번 정도 달렸고, 부상위험이 있을 수 있으니 페이스를 조절해가며 천천히 뛰었습니다.

이전 포스트에서 심박계와 음악, 러닝화가 필수 아이템이었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2022.09.21 - [살아가는이야기] - 10km 러닝에 도전하다(feat. 40대 중반 회사원 아저씨)

 

10km 러닝에 도전하다(feat. 40대 중반 회사원 아저씨)

나이가 40을 넘어가면서 체력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매년 연초에 계획하는 운동 계획은 1월을 넘기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었고, 단 한번도 계획을 세운적은 없지만 매일 같이 어기지 않고

diy-dev-design.tistory.com

 

아무래도 전문적으로 뛰어보려니까 달리기 전용 워치 정도는 있는게 좋을 것 같았습니다. 인터넷을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당근에 garmin venu2 가 저렴하게 나왔길레 덜컥 구입!

자 이제 신상 템을 장착하고 밖으로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대회 준비 시작

대회 시작 2주전, 

일단 여러 마라톤 훈련 중 LSD 훈련을 통해 내가 하프를 뛸 수 있는 체력이 되는지를 파악해 보기 위해 동네를 무작정 뛰어보았습니다. 어쨌든 21km 라는 어마어마한 거리를 뛰어야 하니 내 다리가 과연 버텨줄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이날은 가능하면 15 ~ 20km 를 달려보려고 마음먹고 6분 40초 정도 페이스로 14km 정도를 달렸는데 생각보다 힘이 들지 않더라고요. 그레서 14km 를 넘기면서 속도를 올렸습니다. 5분 10초대까지 올리며 2km 를 더 달렸는데 아직도 더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지막 1km 다 생각하고 4분 30초대까지 올려 1km 를 달리기로 합니다.

와 200m 정도를 남기고 전력질주를 해봤는데 심장이 188bpm 까지 뛰며 온몸이 불타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굉장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처음으로 17km 를 달렸다

그렇게 마치고.. 하프도 뛸 수 있긴 하겠구나.. 라고 마음먹고 집으로 왔는데..

 

그런데..

 

무릎이 아픈겁니다. 통증이 살살 오는데 하루 이틀 지나면 괜찮겠지 싶어 별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 삼일이 지나도 통증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더라고요. 걸을 때 마다 무릎이 아프고 시리고, 힘도 주기 어려웠습니다. 훈련은 고사하고 출퇴근도 너무 힘들더라고요.

안좋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회까지 1주일 정도 남은 시점. 살짝 통증은 줄었지만 아직 뛰는건 무리.

절망적이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인터넷을 찾아보다가 영상을 하나 봤는데 정말 기가막힐 노릇이었습니다.

 

제가 신는 바로 그런 신발, 아식스 타사엣지 같은 그런신발요.

절대 신지 말라는 충고였습니다 (털썩). 무릎 다 나간다고 하네요.

 

아뿔사......

 

신발이 문제였구나.... 

 

그래서 얼른 이곳 저곳 정보를 찾아본 뒤에 아식스 매장에 찾아가 신발을 새로 구입했습니다.

그이름은 매직스피드2

저처럼 발볼이 넓은 사람들을 위해 WIDE 버전이 나오는 고마운 신발이지요. 신발의 모양을 보면 엄청난 쿠션감이 있을 것 같지만 그다지 쿠션이 아주 많은편은 아닌것 습니다. 하지만 나름 카본플레이트가 들어간 신발입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반발력이 뛰어나다고 설명하고는 있지만 그다지 반발력이 뛰어난지는 잘 모르겠고요. 볼이 넓어 일단 발이 편하고요, 뛰는동안 약간 힘이 덜 드는 느낌은 있었습니다. 워낙 가볍기도 하고요.

보통 대회나가기 전에 대회용 신발로 100km 정도는 뛰어서 익숙한 상태로 출전해야 한다고 하였으나 저는 뭐 대안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수요일 (D-4) , 새로산 신발을 신고 동네를 1km 정도 뛰었습니다. 아~~주 천천히요. 

타사엣지에 비하면 푹신푹신하기도 하고 뛰는 느낌이 완전히 달라서 조금 어색했지만 살살 뛰어서인지 뛸만 했습니다. 물론 무릎 통증이 사라지지는 않아 1km 뛰고는 들어왔습니다. 더 뛰면 증상이 완전히 나빠질 기세였거든요.

 

목요일 (D-3) 역시 가볍게 1km 정도를 뛰었습니다. 어제보다는 신발이 조금 익숙한 느낌입니다. 약간 통통 거리는 느낌이 있는데 그 얇은 창의 타사엣지보다 더 반발력은 적은 느낌이었고요. 중창 부분에 카본 플레이트가 들어있다고 하는데 딱히 뭔가 다른 느낌은 없었습니다. 무릎은 어제보다는 조금 나아졌지만 역시 1km 만 뛰고 들어와 쉬었습니다.

그냥 이대로는 무리일 것 같아 목요일 저녁부터 이부프로펜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어쨌든 통증은 줄여야하지 않겠습니까. 

금요일 (D-2), 그냥 쉬었습니다. 

토요일 (D-1), 칼로리젤 도착, 간단히 몸풀기.

인터넷에 찾아보니 달리기 중 영양 보충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칼로리젤을 구입하였습니다. 달리면서 에너지 보충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 처음 도전을 해보게 되네요.

모든게 정말 미숙한 하프마라톤 준비네요.. 걱정이 앞섭니다.

장트러블이라도 없기를 바라며 점심 저녁은 간단히 먹고 동네 한바퀴 (2km) 정도를 가볍게 뛴 후 출전 준비를 마무리 했습니다.

 

드디어 시합 당일 (D day)

아침 일찍 일어나 우유(매일 소화가 잘되는 우유) 와 단팥빵을 하나 먹고 화장실 가서 변을 본뒤 (다행) 여의도로 출발 합니다. 다행히 대회 시작 시간이 9시라서 여유있게 이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대회장에 도착하니 이미 사람들이  많이 모였더군요. 부라부랴 배번표를 달고 신발끈을 조여 맨뒤 에너지젤을 하나 섭취합니다. 이때가 출발 30분전,

여의도 공원에는 행복한 가게 마라톤을 위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미리 받아두었던 배번표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진행자의 리드에 맞춰 준비운동을 하고 몸을 풀어 주었습니다.

드디어 하프 출발 대기선에 섭니다.

두구두구~~~ 

 

드디어 경기 시작!

오늘의 목표는 완주 이므로 초반에 힘을 아끼기 위하여 천천히 달리기로 마음먹고 다른 사람들이 추월 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6분 20초 정도 페이스로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상쾌한 아침 바람을 맞으며 한강을 옆으로 하고 달리는 기분이 매우 좋더군요. 한 2 km 정도 달리고 나니 슬슬 몸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몸이 가벼운게 컨디션이 괜찮은 듯 했습니다. 하지만 자만은 금물. 6분 00 ~ 10초 정도로 페이스를 약간만 올린채 반환지점까지 유지하기로 해봅니다.

심박수는 140 언저리에서 크게 넘지 않도록 유지했습니다. 대약 10km 쯤 왔을때 150이 살짝 넘더군요. 사실 심박수 150 미만이면 그동안 경험상 거의 힘들거나 숨차지 않은 수준이었고 역시나 예상대로 10km를 달렸지만 발바닥이 조금 묵직할 뿐 다른 불편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완주를 위하여 15km 까지는 지금의 수준을 유지해보기로 합니다. 10km 를 지나면서 에너지 젤을 하나 따서 먹었습니다. 천천히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달리면서 먹는데 무리는 없었고 생각보다 갈증이 나지는 않더군요. 곧 마주한 급수대에서 물을 한컵 마셔 주었습니다.

15km 근처에서 심박수는 서서히 올라 150이 조금 넘고 있었고 페이스는 6분 정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달린걸 보면 계획대로 빠르지는 않지만 서서히 페이스를 올리는 전략대로 진행이 되고 있었고 몸에도 큰 무리가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완주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계획에 없던 바람이 반환점을 돌자마자 역풍으로 바뀐것이 변수라면 변수였달까요? 큰 문제가 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순풍이 얼마나 중요한건지 깨닳았습니다. 반환점 돌기 전까지 제가 체력 유지를 할 수 있었던건 아마 순풍의 힘이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17km를 통과하는 지점에서 이제 남은 체력을 투입해보기로 합니다. 5분 40초 안쪽으로 페이스를 올리고 한 2km 정도를 달리고 나니 심박이 160을 넘어 170으로 치닫더군요. 숨이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더 달릴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발 구름은 이제 뭐 거의 무의식 적으로 기계적으로 반복해서 이루어 지고 있었고.. 자세가 무너지지 않도록 신경쓰면서 조금씩 보폭을 넓혀 봅니다.

20km 를 통과하기 시작하며 이제 남은 힘을 다해 남은 1km 정도를 달려보기로 하였습니다. 5분 페이스 안쪽으로 뛰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안 듣더군요. ㅋㅋㅋ. 5분 20초 정도의 페이스로 달리는게 고작이었습니다. 마지막 400m 정도는 4분대 페이스로 뛰기는 했지만 한계였습니다. 이미 심박수가 180을 넘었거든요. 이래서 평소에 인터벌달리기나 템포런 같은 훈련을 하는구나 했습니다. 체력이 다 빠진 상태에서도 마지막 질주를 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죠.

 

어쨌든 완주 성공.

마지막 3~4km 구간 동안 그동안 앞질러 갔던 선수들을 따라 잡으면서 바람을 가르며 (이건 역풍 때문에 더. ) 달리는 기분이란 정말 이루 말할데 없는 환상적인 기분이었습니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도록 계속 달렸습니다. 아니 사실은 멈추어지지가 않더라고요. 보폭을 줄이며 계속 달려가서 화장실로 ㄱㄱ

세수를 하고.

숨을 돌리며.

달리다 보니 마중나온 친구를 들여 보냅니다. 읭? 무슨 소리냐고요?  요건 나중에 따로 한번 작성할텐데요. 만성이 된 치질(치핵) 이 있었는데... 요 녀석이 좀 오래 뛰면 빼꼼 얼굴을 내밀더군요. ㅜㅜ 

어쨌든 처음 참가한 하프마라톤 경기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완주기념 메달. 캬 너무 멋진 메달입니다.

정말 너무너무너무 뿌듯하고 가슴 벅찬 경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달려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기분이죠. 정말이에요. 나 자신을 이겨냈다는 뿌듯함과 성취감. 나 스스로가 너무 대견하고 칭찬해 주고 싶은 그런 기분입니다.

이글을 읽는 여러분도 도전해 보세요. 살면서 이런 가슴벅찬 경험을 몇번이나 경험할 수 있겠습니까??

 

초보 런린이의 하프마라톤 도전 핵심 포인트 정리

이번 달리기를 하며 하프마라톤을 위하여 준비해야 할 핵심 포인트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 180bpm 음악 준비하기 (2시간 이상 들을 수 있도록)
  • 오래 달리기에 적합한 신발 준비 (쿠션화 추천)
  • 심박계 또는 정확한 심박 측정이 가능한 러닝 워치
    • 평소 운동을 통하여 본인의 심박 레벨을 꼭 확인하자. 
    • 숨차지 않는 수준으로 달릴때의 본인의 심박수 알아두기
  • 에너지 젤 과 달리며 먹는 연습 (페이스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 대회 당일 아침 장을 깨끗히 비우기 (중요)
  • 완주를 위한 페이스 전략 세우기
    • 처음부터 다른 선수들의 페이스에 말려 지치면 안됩니다.
  • 가볍고 보온 또는 체온 관리가 용이한 복장
  • 눈부심을 많이 타는 경우 썬글라스 준비
  • 시작전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 열심히!!
  • 출발 후 1~2km 는 반드시 본인의 컨디션 확인을 위하여 워밍업 느낌으로 달리기

 

이정도가 되겠습니다. 물론 엘리트선수 분들을 위한 포인트가 아닙니다. 저처럼 처음 도전하거나 처음 완주를 목표로 하는 분이 보시면 좋을 것 같아 적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앞서 크게 걱정했던 무릎은 21km 를 완주한 후에도 별다른 통증이 없었던것을 보면 신발을 바꾼 효과를 톡톡히본 셈 입니다. 정말 다행이죠.

 

자 그럼 기록은?

부끄럽지만~

 

제 가민 커넥트 앱에 기록된 정보 입니다. 처음으로 21km 를 뛰었기 때문에 개인 기록으로 등록이 되었네요.

초보 러너로써 완주에 큰 의미를 두고 참가한 경기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 결과도 만족스럽습니다.

페이스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을 크게 느꼈고 완주 후에도 몸에 큰 무리가 없었던 것을 보면 평소에 심박수를 기준으로 페이스 전략을 잘 세우면 기록을 올리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자 이제 가을에는 풀코스에 도전을 해볼까요? ㅋㅋ

여러분도 한단계 한단계 성장하는 기쁨을 함께 맛보기를 바라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좋은 대회를 열어주신 행복한 가게 마라톤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참고로 행복한 가게 마라톤 대회의 참가비용은 기부금으로 쓰여집니다 흐뭇~

 

2022.09.21 - [살아가는이야기] - 10km 러닝에 도전하다(feat. 40대 중반 회사원 아저씨)

 

10km 러닝에 도전하다(feat. 40대 중반 회사원 아저씨)

나이가 40을 넘어가면서 체력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매년 연초에 계획하는 운동 계획은 1월을 넘기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었고, 단 한번도 계획을 세운적은 없지만 매일 같이 어기지 않고

diy-dev-design.tistory.com

 

 

반응형
반응형

어느날 아들내미가 물었습니다.

"아빠 산타클로스는 있는거야? 애들이 그러는데 그건 다 부모님들이 하는 거짓말이래."

야심차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숨겨둔 저에게 아들내미의 질문은 혼란을 안겨주었습니다.

 

음...

 

어떻게 대답하는게 좋을까요..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물론이지. 산타클로스는 있어. 당연한걸 왜 묻는지 모르겠네."

 

저는 설명했습니다.

"자. 잘 들어봐. 산타클로스는 있어. 그런데 볼 수는 없지.

사실은 누구도 본적은 없어.

하지만 분명 산타클로스는 있어.

산타클로스가 있다고 믿는 아이에게는 있고 산타클로스가 없다고 믿는 아이에게는 더이상 없는거야.

어른들은 산타클로스가 없다고 생각해.

그런데 아이들은 있다고 생각하지.

아이들이 자란 어느날 산타클로스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거야.

그럼 그 순간 그 아이에겐 산타클로스는 더이상 없는 존재가 되는거야."

 

 

"??"

 

아이는 물음표 가득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아이가 입을 열었습니다.

 

"아빠! 나는 산타클로스가 있다고 믿을래!"

그리고 일곱살의 아이는 밝은 얼굴로 방으로 들어가 커다란 양말을 침대 머리에 걸어 두더군요.

 

 

 

자 산타클로스는 있는걸까요? 없는 걸까요?

당연한걸 왜 이야기 하는거냐고요?

 

제가 아이와 산타클로스에 대한 이야길 하면서 느낀 것은
바로  종교가 바로 이것과 정확히 동일한 개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부처님께 기도하는 우리의 모습이 마치 산타클로스가 있다고 믿는 아이의 마음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의 삶이 완전할 수 없고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종교에 기대는 것처럼
아이들은 선물에 대한 기대를 안고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며 행복한 내일을 맞이하는 그 중심에
산타클로스라는 존재가 있는 것이죠.

아이들에게 산타클로스라는 존재로 행복(선물)을 건내는 것은 실제 산타클로스가 아닙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님이죠.

하지만 아이의 믿음 속 산타클로스는 부모님보다 훨씬 기대를 증폭시키고 행복하게 만드는 믿음이라는 힘이 작용 합니다. 그래서 그 행복은 느끼게 하기 위해 부모님들이 연기를 하는 것이죠.

 

어쩌면 산타클로스가 없다고 믿는,

현실을 남보다 먼저 깨닳은 친구들이 더 진실을 빠르게 얻었다고 말할 수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 고녀석 당돌하네, 똑똑하구만'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뭐 어찌보면 대부분의 부모는 산타 그까짓것 있거나 말거나 관심도 없을거고요.

어짜피 내가 사주는 선물인데 산타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 할 수도 있을겁니다.

사실 산타가 있거나 말거나 그게 뭔 상관이겠냐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아이에게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음으로 설명하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어렸던 아이에게 종교에 대하여 설명하는게 매우 어렵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갑지기 물어본 산타의 존재에 대한 질문 덕분에 간단하고 명쾌하게 종교에 대한 설명을 해준 것 같아 그 설명이 매우 적절했다고 느꼈습니다.

언젠가 맞이하게 될 현실 앞에서 산타라는 그 존재가 믿음이었다면 큰 실망 없이 받아 들일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또 그동안의 저의 연기들을 아이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종교에서 말하는 하느님, 부처님은 과연 실존하는 존재여서 우리는 믿음을 갖는 것일까요?

우리의 전통 신앙에서도 누군가 절대자를 향해 하는 기도의 주인이 과연 실존하는 위대한 힘을 갖는 누군가 였을까요?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사람들은 그가 있다는 마음으로,

나를 도울 것이라는 생각이 그들이 살아 숨쉬는 존재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믿음인 것이죠.

종교에서 추앙하는 바로 그 절대자라는 존재 역시 믿음이 사라지는 순간 그 사람에게서 없어지는 그런 존재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위에서 말한 마치 산타클로스처럼요.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여러번의 크리스마스가 지난 어느 겨울 12월에 접어드는 즈음에

이제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많이 자란 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했습니다.

열다섯이 된 아들 녀석이라면... 사실 다 자랐죠.

산타가 있다 없다. 예전에 '산타가 있다고 믿는 아이에게는 산타가 있다....' 뭐 이런 거 기억나냐면서 이야기하던 와중에,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아들! 산타클로스가 없다면, 당연히 산타의 선물도 없는거야. 안그래?"

라고 하니 

 

"아빠!! 산타클로스는 당연히 있지. 일렉기타 이펙터 정도는 아마 줄 것 같은데... 난 믿어 ㅋ"

 

ㅎㅎ

 

네. 이게 바로 종교이고 믿음입니다. 여러분.

 

산타와 함께 따뜻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시길 바랍니다.

 

반응형
반응형

오늘 막내 후배 직원이 작은 실수를 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얼마간 함께 일하며 아쉬운 부분도 있고 해서 쓸데없는 잔소리를 좀 했나보다.

물론 회사생활을 한지 얼마 안되는 사회 초년생이고 아직 조직의 일원으로서의 역할보다는 보다 개인의 감정이 앞서는 어린 친구인데, 감춰왔던 작은 몇몇 실수들이 뭉쳐 커다란 문제로 붉어져 나온 상황이어서 선배로써 더이상 지켜보기만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문제를 함께 해결해가며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결국 뭐 듣는 입장에서는 잔소리처럼 들렸으리라.

얼마간 나의 이야기를 듣던 후배 직원은 결국 눈물을 흘렸다.

말이 길어질 수록 눈물도 늘었다.

눈물을 철철 흘리는 후배를 보며 마음이 좋지 않았다.

 

 

 

 

무거운 마음으로 퇴근하며 생각해보니 우리의 삶이라는 것은 마치 사기구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을 들여 만드는, 아주 길고긴 시간을 들여 정성스레 만드는 사기구슬.

 

성장기의 우리들은 스스로 만들어지지 못하는 찰흙덩어리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직 부모에 의해 만들어 지는 찰흙 반죽 같은 느낌이랄까? 흙이 어찌 스스로 반죽을 하겠는가. 어린 시절의 우린 그저 부모에 의해 만들어지는 수동적인 존재일 뿐이다.

어떤 부모들은 아주 신경써서 둥글게 둥글게 예쁜 모양으로 반죽을 다듬으며 살을 붙여 나가지만 또 어떤 부모들은 삶의 고된 시간속에 자식이라는 구슬을 만드는데 정성을 다하기 어렵기도 하다. 물론 둥글게 빚는데 전혀 관심도 없는 부모도 있다. 그냥 대충 흙 덩어리를 어딘가에 툭 던져 놓고 마는 그런...

물론 큰 돈을 들여 둥근 반죽 기계를 산 부모는 완벽하게 둥근 구슬을 만들어 낼 것이다. 하지만 기계를 살 돈이 없는 부모도 열심히 주무르고 빚어주면 기계 못지 않은 둥근 찰흙 구슬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기계로 만든 것처럼 둥글지는 않겠지만 인간미는 분명 있는 그런 둥근 구슬이 만들어졌겠지.

 

정성들여 만들어진 동그란 찰흙구슬과 대충 얼버무린 모난 흙 덩어리는 이제 성인이 되며 서서히 굳어져 간다. 

동그랗고 예쁘게 잘 만들어진 구슬은 어느곳이든 잘 굴러가고 잘 구를 수록 점점 더 동그래지겠지만 정성스럽게 만들어지지 않은 울퉁불퉁한 구슬은 구르지 못하고 멈추어 있거나 다른 구슬들 사이에서 이상한 구슬로 보이며 그 모양 그대로 점점 더 굳어져 갈 것이다.

하지만 아직 다 마르지 않았기에 모난 흙 덩어리도 열심히 이리로 저리로 굴러다니면 어떻게 될까? 결국 둥글 둥글 해 지겠지? 성인이 된 우리는 스스로를 굴려가며 자신을 둥글게 만들어야 하지만 이게 쉽지 않다. 겉은 이미 말라가고 있기 때문에 갈라지고 지신을 부스러 뜨리며 둥글게 만들어야 된다. 

힘들겠지만 스스로를 굴리고 부딪혀서 모난 부분을 깎아내야 한다. 그래야 둥글게 될테니까.

아직 마르지 않은 모난 구슬이 멈추어 있지 않도록 친구들이, 가족이, 사회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친구는 영영 동그란 구슬이 될 수 없을 수도 있다. 여기서 더 굳어져 버리면 이제 동그란 구슬이 되는건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 물론  둥근 구슬이 예뻐서 모두가 그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우리 각자의 인생의 성공이라는 목표를 둥근 구슬이라고 하자는 거다.

 

나이가 들며 직장에 와보니 여기는 이게 더이상 구슬을 둥글게 빚는 곳은 아니었다. 아무도 내가 둥근 구슬이 되는 것에 관심은 없었다.

 

 

가마

 

굳은 흙덩어리를 상상도 못할 뜨거운 불꽃으로 강하고 단단하게 만드는 바로 그 가마.

직장은 흙 구슬들에게 가마와 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련과 고통이 주어지는 곳.

도예공들인 도자기를 연일 만들지만 그렇다고 만들어 지는데로 가마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듯이 흙덩어리 구슬이 만들어 졌다고 해서 모두 같은 시기에 가마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취업이나 자신의 일을 찾아 시작하는 시기도 다르고 또 뒤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그 시간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정말 힘든 시간은 누구에게나 온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힘든 시간이 오고 그 시간들이 결국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나니 그 시간이 내가 마치 불가마에 들어간 도자기와 같은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힘든 시간을 견디고 이겨내며 오늘에 왔기 때문이다. 아직 목표한 온도에 오르지 않은 도자기를 급하게 꺼내면 깨지거나 색깔이 안나오거나 결국 버려질 폐기물이 되듯이 우리는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내며 시나브로 단단한 사기가 된다.

초벌구이 재벌구이를 겪으며 더욱 단단해지고 유약같은 멋진 동료들을 통해 빛나는 영롱한 도자기가 구워진다.

그런 힘든 시간들은 지금까지 열심히 굴러다니며 완전하리만큼 둥글게 만든 나를 진정 빛나는 사기구슬로 다시 태어나게 만드는 시간들이라 생각이 들었다.

 

잘 빚어진 둥글고 예쁜 구슬은 몇차례 가마를 거치며 유약도 발리고 결국 빛나는 사랑받는 구슬이 되어갈 것이다.

 

나는 부모로써 나의 아이들을 예쁘고 아름다운 구슬로 빚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또 걱정도 된다.

나는 평생토록 그 구슬을 계속해서 빚을 수는 없다.

흙은 언젠가는 마를 것이기 때문이고 내 손을 떠난 구슬은 더이상 내 손으로 빚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 눈물을 흘린 그 후배에게 나는 좋은 가마 역할을 해준 것일까 .

아직 완전히 마르지 않은 흙더미를 조금 더 둥글게 다듬은 것일까.

아니면 아직 구워지지 않은  흙 구슬에 괜한 생채기만 남긴 것은 아닐까

 

 

퇴근길

 

반응형
반응형

아이가 어느덧 중학생이 되었다.

많은 지식보다 따뜻한 마음을, 고리타분한 원리원칙 보다는 위트있는 재치와 지혜를, 범생이 공부벌레 보다는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는 몸고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키우려고 마음먹은지 15년이 지난 지금 아이를 보며 나는 어떤 아빠인지 생각해 본다.

아이에게 영,수 학원보다는 복싱 체육관과 피아노학원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최근에는 실용 음악 학원에서 베이스 기타를 배우며 학교에서는 중학생 밴드 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름 내가 생각했던 그런 아이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주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음악을 사랑하는 아이가 연주하는 피아노 곡이나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흐믓하고 가슴이 따뜻해 진다.

 

아이가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며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다.

 

아.. 내가 이 아이의 팬 인가보다.

내가 아이의 연주하는 모습을 이렇게 좋아하는건, 엉성한 연주도 이렇게 가슴이 따뜻해지는건 아마 내가 이 아이의 팬이기 때문인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왠 연예인 이야기도 아니고 '팬' 이 나오냐고?

음...

연예인의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

[사진 출처 = 'One in an ARMY' 공식 홈페이지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BTS 가 오늘의 인기를 얻기까지 BTS 의 능력과 외모 못지않게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BTS 의 팬덤인 아미 때문이 아닐까. 아미야 말로 정말 자신의 연예인을 최고로 만든 일등 공신이라 생각되는데, 다른 극성 팬들과 다르게 그들의 행보를 보면 정말 자기가 사랑하는 연예인이 최고의 가수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방면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보았다.

어쩌면 훌륭한 연예인이 만들어 지기 위하여는 본인의 스타성과 노력도 중요 하겠지만 바로 멋진 팬들이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부모는 자식의 팬이 되어 자식을 응원하고 자식이 가야할 길을 비추어 주는 열혈 관객이라는 거지.

팬들이 떠나버린 연예인은 어떠한가. 더이상 사랑해 주는 이가 없는 연예인... 어쩌면 그 시점에 이미 연예인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어릴때는 그저 예쁘고 귀여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처럼 아이만을 바라보던 부모가 어느새 커버린 아이에게 관심이 줄어들고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과 사춘기를 맞아 예민해진 아이와의 잦은 의견 충돌로 점점 담을 쌓게 된다면 그 아이는 잃어버린 팬을 찾으러 가정 밖으로 돌겠지. 

팬들이 떠나간 연예인이 밤무대와 이름모를 행사장을 전전하는 것처럼 아이도 어른들의 보호가 닿지 않는 그늘 속으로 그를 사랑하는(?) 친구들, 그리고 인터넷 세상 속으로 점점 숨어드는 거라 생각한다.

집안에 자신의 열혈 팬이 여전히 자신만을 사랑해 주고, 믿어주고, 기댈 곳을 준다면 어두운 그늘이나 가정으로 부터의 도피처를 찾아 떠나갈 아이는 없을 것이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살펴보고 아이의 관심사에 나도 관심을 갖는것, 우리가 연예할때 애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했던 바로 그것들, 사랑하는 연예인의 팬덤에 들어가 그들과 함께 응원하는 그 마음을 아이에게 준다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을 아이가 본다면 아마 자신의 오랜 팬이 돌아온것에 고마워 할 것이다.

요즘 밴드활동을 하는 아이를 위해 아빠 세대의 슈퍼스타였던 건스앤로지스나 너바나, 매탈리카를 소개해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가 어릴 적 정보가 없어 몰랐던 유명한 밴드 맴버들의 숨은 이야기 등을 아이 스스로 찾아보고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한  '너바나'의 베이시스트인 '크리스노보셀릭'의 삶에 대하여 이야기를 할때는 정말 크게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라이브로 전설적인 가수들의 음악을 듣는 다는건 음악하는 이에게 얼마나 황홀한 경험인가!

나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락페스티벌에 며칠전에 아이와 친구들을 보내주며 그들이 행복한 시간을 갖기를 기도했다. 다시 안올 열다섯살의 잊지 못할 추억이 되기를 바라며 티켓을 끊어 주었다. (이틀 뒤 가 중간고사 라는건 함정)

돌아오는 아이의 상기된 표정과 재잘대는 친구들의 얼굴이 밝아 흐믓했다.

 

 

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들이여, 오늘부터 자신의 아이의 열혈 팬이 되어 보자.

아이를 키우는건 훈육도 간섭도, 교육이나 잔소리가 아니고 바로 사랑이다.

 

성인이 되기 까지 이제 5년. 

길고 긴 육아라는 퀘스트가 중간은 넘은것 같다.

물론 둘째 퀘스트도 함께 수행중이긴 하지만 ㅋ

반응형
반응형

나이가 40을 넘어가면서 체력이 뚝뚝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매년 연초에 계획하는 운동 계획은 1월을 넘기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었고, 단 한번도 계획을 세운적은 없지만 매일 같이  어기지 않고 저녁마다 먹는 맥주는 내 몸을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요즘 무기력함이 커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에서 주관하는 '롱기스트런'이라는 이벤트가 눈에 들어왔다. 몇가지 달리기 미션을 도전하고 그 보상으로 마일리지를 받아 경품 추첨에 응모할 수 있으며 파이널 런이라는 10km 미터 단축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는 이벤트다. 

이 활동은 현대자동차가 주관하는 사회공헌 활동의 하나로 쉽게 말하자면 이용자가 달린 만큼 현대자동차가 나무를 심는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겠다.

뭐 솔직히 그런건 기업이 사회공헌을 하는 핑계 정도에 불과할테니 내가 크게 신경쓸 건 아니고 뭔가 운동을 시작하는 핑계정도라고 생각하고 파이널런에 도전하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10km 달리기 준비하기!

솔직히 말하면 군대를 제대하고 20년이 넘도록 10km 라는 거리를 달려본적은 없다.

뭔가 뛸수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은 있지만 막상내가 달릴 수 있을지... 

황근출 해병님이 뒤에서 쫒아오며 '잡히면 건조장'을 외치지 않으면 달릴 수 없는 몸이 된 것인가.

매년 연초에 운동한다고 나가서 4km 이상을 달린적이 없는 내게 10km 는 약간 높은 벽이었다.

4km 정도를 달리면 항상 종아리가 앞뒤로 많이 땡기고 무릎이 아팠기 때문에 뭔가 변화를 주어야 겠다 생각했고 신발을 구입했다.

참고로 본인은 175cm 에 70kg 인 평범한 몸매에 근육은 1도 없고 배만 뽈록한 전형적인 사무실 차장님 체형이다.

 

그래서 구입한 신발은?

아식스 타사 엣지 

내가 구입한 아식스 타사 엣지

 

소싯적에 10만원이 넘는 러닝화를 보며 와... 나도 이런 신발 살 수 있을까 하며 군침을 흘렸었는데... 

40이 넘어서야 구입을 하게 되었다.ㅜㅜ

가난했던 내 젊은 시절..

 

어쨌든 난 발볼이 넓으므로 4E 로 구입! (발 볼에 맞게 구입할 수 있다니 아식스 짱)

오호.. 신발 구입의 효과는 굉장했다.

뭔가 쿠션은 약한듯한데 뒷굼치 쪽에 통통 튀어오르는 반발력이 있고 창의 좌우 뒤틀림이 거의 없는 느낌이다. 앞쪽의 독특한 그립때문인지 땅바닥에 발바닥이 쫙쫙 붙는 느낌이 든다. 차고 나가는 힘도 덜 드는 느낌이랄까.

 

4~5만원짜리 저렴한 러닝화랑은 땅바닥을 딛는 느낌자체가 달라졌다. 

결정적으로 똑같이 4km 를 뛰었을때 무릎과 종아리가 전~~혀 아프지 않았다. 

이건 놀라운데?

 

 

얼마뒤 바로 10km 미터 달리기에 도전했다.

완주를 목표로 달렸고 최근 몇차례 4km 이상을 달린적이 있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완주를 목표로 달렸다.

 

결과는...

처음 도전에 성공한 10km 달리기

이정도면 만족.

이대로면 파이널런에서 1시간을 목표로 완주는 할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그 이후 10km 도전할 때 마다 번번히 실패했다.

몇 차례 도전해 봤지만 4km, 3km, 6km, 7km, 5km... 번번히 10km 에 실패했다.

어쩌다 자기전에 맥주라도 먹고나면 근육통 때문에 한 2~3일은 달릴수가 없었다. 

뛰다 보면 장트러블이 항상 와서 집으로 향해야 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엔 1시간을 달려야 하는 그 시간이 너무너무 지루했다. 정신이 육체에게 그만 두라고 발을 내 딛을 때마다 강요하는 느낌에 도저히 지쳐서 달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필요한건? 

바로 음악!

그리고 오래 착용해도 불편하지 않고, 오래 달려도 귀에서 빠지지 않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구입했다. 요즘 핫 하다는 

QCY-ailyPods

QCY aliPods bluetooth earphone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음질, 적당하지 않은 디자인과 사용성 까지 아주 괜찮은 이어폰이다.

블루투스 통화음질은 별로인 듯 

 

그리고 1시간 러닝을 책임져 줄 180bpm workout 음악! (유튜브에 널려있음)

https://www.youtube.com/watch?v=8z6GKCwHZuE&ab_channel=WorkoutMusicSource 

뭐 대충 이런 음악

여기서 180bpm 이 중요하다.

이 180bpm 비트에 맞게 발을 내 딛으면 거의 정확하게 분당 180 걸음으로 달릴수 있어 운동 효과도 극대화 되고 페이스 조절도 문제 없다. 게다가 음악이 주는 힘 때문인지 달려나가는 힘이 훨씬 덜 든다. 뭔가 전장으로 달려나가는 전사가 된 듯한 느낌?

 

효과는?

Really good!

다시 한번 10km 달리기 도전 

신발과 음악이 더해진 기록

 

성공!!

 

또 한번 기록을 단축할 수 있었다.

 

 

그럼 이게 끝이냐 하면,,,

 

인터넷에 각종 운동관련 정보를 보던 중 심박수를 모니터링 하는게 운동에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방을 효율적으로 태울 수 있는 수준의 심박수를 유지한다거나 자신의 최대 운동 능력과 지속 가능한 운동능력의 수준을 심박수를 통해 모니터링 가능하다는 것이다.

뭐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집어 치우고 쇼핑모드 진입!

운동 센서하면 가민이지. 가민 제품을 알아봤는데..

너무 비싸다.

나약한 정신상태를 갖고 있는 저질 몸뚱아리가 언제 러닝을 포기할지 모르는 나이기에 좀 저렴한 센서를 찾다가 그나마 평이 좋은 제품을 찾았다.

결국 알리에서 구입하는걸로... 

알리에서 Magene H303 이라는 제품이 눈에 들어와 구입했다. H64 는 구형인듯 해서 H303으로 구입했고 일주일만에 배송되었다.

가성비 HR 센서 Magene H303

 

내가 사용하는 운동 기록 어플은 스포츠트래커 (sportstracker) 인데...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지는 않는 어플인것 같다. 보통 스트라바(strava) 나 나이키 러닝 앱 같은 뭔가 이름부터 메이저한 앱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은데 나는 몇년전에 우연히 자전거를 타며 깔았던 스포츠 트래커 앱을 그냥 사용하기로 했다.

결국 스포츠 트래커를 계속 사용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가 스트라바의 강력한 커뮤니티 기능이 난 싫었기 때문인데 (내가 원하지 않는데 마구 사람들의 기록을 보여주고 내기록을 공유할 것인지 자꾸만 물어봄) 스포츠 트래커는 뭔가 그런 기능이 약했고 강요하는 느낌이 없어 좋았다. 사실 난 SNS를 거의 하지 않는 아싸니까.

암튼 첫번째 걱정은 스포츠트래커 어플에서 구입한 심박센서가 잘 인식 되는가 였는데

 

예스!

잘됨. (걱정말고 구입하세요)

페어링 방법은 먼저 밴드 안쪽에 매끈한 재질로 심전도를 인식하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에 물을 뭍힌 후 가슴에 적당히 조이도록 부착한다음 H303의 똑딱이 단추에 맞춰 부착하면 된다. (정상적으로 장착이 되었다면 상단에 빨간 LED 가 들어옴)명치 부분근처에 센서가 오도록 밴드를 조절해주면 자동으로 H303의 중간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그럼 페어링 준비 끝

블루투스 연결 메뉴로 가지 말고 바로 스포츠트래커 앱을 켠다.

설정으로 들어가서 아래와 같이 심박수센서를 연결해주면 된다.

사진과 같은 순서로 들어가면 센서 연결을 할 수 있다

연결되면 바로 심장 박동이 모니터링 되는데 준비 페이지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모니터링을 시작한다.

 

심박센서를 연결하니 스포츠트래커에서 1km 마다 음성으로 알려주는 피드백 정보에 심박수도 알려준다. ㅎ 물론 피드백을 주는 간격을 거리로 정할 수도 있으니 원하는 타이밍에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심박수 센서를 동작하며 달려 본 결과 

편안하게 시속 10km/h 정도로 뛰면 145~155 사이, 10 ~ 11km/h 정도로 뛰면 155~165 사이, 11.5km/h 까지 올렸더니 175에 육박하는 엄청난 속도로 심장이 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에 초반에 페이스 조절을 잘해서 인지 9km 를 통과했을때 체력이 좀 남아 있는 듯하여 마지막 500m 정도에 페이스를 마구 올렸더니 180이 넘어버렸다.

심장이 터저버렷

 

자. 이제 알게된 것은 내 심박수 기준으로 150 ~160 수준으로 맞추면 10km 를 뛰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심박수까지 모니터링하면서 뛰었더니 거짓말처럼 기록이 좋아졌다.

 

무려 5분 초반대 페이스를 기록함

대박

 

 

자 그럼 이제 10km 파이널런 참가를 위한 준비는 끝난 것인가?

 

그런데 코로나 시국 아닌가!

정부가 바뀌면서 거리두기도 안하고 뭐 질병관리청이 뭐하는 곳인지 당췌 이해가 안가는 코로나 시국이니 만큼 내건강은 내가 챙겨야지. 

마스크를 쓰고 달려야 하면 이야기가 달라지자나!

주최측에 물어봤다.

이런 제길

 

ㅜㅜ

 

마스크를 쓰면 땀이랑 습기 때문에 2km 만 뛰어도 마스크가 입에 달라붙여 도처히 숨을 쉴 수 없었기에 달릴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는 주최측의 답변은 나에겐 절망적인 소식이었다.

 

그렇게 내가 포기 할 것 같음? 마스크가 입에 붙지 않게 하면되지.

이너가드를 만들자!

(인터넷 쇼핑몰에서 그냥 사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나란 남자)

집에 있는 3D 프린터용 필라멘트를 이용해서 마스크 이너가드를 만들었다.

짜잔~

3D 펜으로 대충 떼워서 붙여주었다.
마스크에 장착하면 이런 모양

뭔가 착용해 보면 자꾸 입술에 필라멘트가 닿는다.

뛰면서 혀로 낼름거리며 필라멘트를 빨거나 입술로 만지작하는 재미가 있기는 한데...

 

앞쪽만 남기로 안쪽은 없애야 겠다.

 

-_-

 

자 이제 준비완료.

 

자 진지하게 좀 달려보기 위한 준비물을 정리해보자면

  • 자신에게 잘맞는 러닝화 구입 (좋은걸로)
  • 180bpm 음악 준비, 편안하고 사용하기 좋은 이어폰 필수
  • 운동 전후로 술 먹지 않기
  • 배가 부른 상태에서 달리지 않기
  • 심박센서와 같은 자신의 운동 모니터링 장비 구입
  • 마스크 이너가드 (옵션)

요정도가 초보 러너에게 필요한 10km 도전을 위한 준비물이라 할 수 있겠다. 

경품으로 응모한 가민 포러너가 당첨된다면 ㅎㅎ 너무 좋겠다.

 

 

2022년 10월 15일 여의도.

롱기스트런 파이널런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아식스 창립자의 창립 이념을 난 좋아한다. 아식스라는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에게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정신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반응형
반응형

이거 말해주면 너가 알아?

아니 그러니까 안된다니까? 그게 말처럼 그렇게 되는게 아니라고요~

디자이너 주제에 왠 코딩?

...

뭐 이런 대화가 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네, 저는 디자이너고 개발자들 사이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한 때는 저런식의 대화로 대화가 마무리 되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디자이너가 알지도 못하면서 다 되는것처럼 이야기 하냐고 무시당하기 일수 였던 적도 많이 있었죠.

사실 전 대학때 부터 개발쪽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디렉터라는 프로그램의 링고 스크립트 라든지, 플래시의 액션 스크립트나 MAX/MSP 같은 패치코드형 코딩까지 간단한 코딩이라면 코딩을 해보긴 했었죠. 아주 전문적인 코드들은 아니었지만 내가 만든 코드로 무엇인가가 동작한다는 것이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약간은 스스로 개발자 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본업은 2D, 3D 그래픽 디자인이지만 소싯적에 코드좀 만져보았던 가락이 있었기 때문인지 머릿속으로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될거 같은데... 하는 막연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개발자들과 이야기 하면 대부분 위와 같은 대화로 마무리 되고는 했습니다. 너무 아쉬웠죠.

 

일을 하다보니 일명 노가다라고 하는 단순 반복 작업이 어느날부터 늘어나더니 급기야 인간이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늘어났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당장 수백명이 붙어서 노가다를 해야만 기한내에 끝날 것 같은 그런 일이 닥친거죠. 

 

그 때 부터였습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프로그래밍을 하게 된 것이 말이죠.

100명이 할 일을 몇 분 만에 끝내버린 순간 눈을 뜬겁니다. 

"이거구나."

 

뭐 저의 개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기로 하고요. 

어찌어찌 10년 넘게 개발을 하다보니 (사실 배운적은 없지만) 간단한 매크로에서 시작했던게 스크립트를 거쳐 이제는 c# 으로 내가 필요한 SW 를 개발하는 어엿한 개발자 같은 모습이 되어버렸습니다. 회사에서도 뭐 대놓고 개자이너로 부르기도 하고 심지어 개발팀에서 자기네 팀으로 오라고 러브콜을 보내기도 하니까요. 

그러던 와중에 회사에서 컴퓨터 화면 보호기가 동작 되지 않도록 일정 시간마다 마우스를 움직여주는 툴을 만들어 사용하던 것을 코로나 사태에 재택근무가 활성화 되며 블로그에 약간 장난처럼 '자리안비움'이라는 이름으로 포스팅을 한 것이 오늘 이런 글을 올리기까지 되었네요.

 

2020.03.09 - [DEV/c#] - 재택근무 필수 유틸 "자리안비움" - 윈도우 꺼짐 방지

 

재택근무 필수 유틸 "자리안비움" - 윈도우 꺼짐 방지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인지 덕분인지 재택근무를 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막상 집에 있다 보면 사무실에 있을 때 처럼 연속해서 자리에 머무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애들이나 와

diy-dev-design.tistory.com

 

제가 재택근무를 해보니 사무실에 있을때보다 은근히 자리비움으로 상태창이 변경되는게 신경이 쓰이더군요. 사실 일은 어쩌면 사무실에 있을때보다 더 열심히 하는것 같은데 (집중도 잘 되고요)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잠깐 아이 공부하는 것을 봐주고 나서 상태창이 자리비움으로 변경되어 있는 것이 뭔가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 두었던 툴을 조금 수정해서 올렸는데 저와 같은 분들이 많은지 블로그 조회수가 꽤나 높게 올라가더군요.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이런 저런 요구사항을 주셔서 공부도 할 겸 하나 하나 넣다 보니 그럭저럭 쓸만한 툴이 된것 같았고 뭔가 전환점이 될까 싶어 유.료.화를 선언하고 금액은 자율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카카로뱅크로 입금할 수 있는 경로만 붙여 놓았습니다. 그래봐야 커피한잔 값 정도 되는 금액을 지정해 놨고요.

물론 정말 보내는 사람이 있을까 하기도 했고, 그래도 요즘 친구들은 저작권과 같은 지적 재산 보호에 대한 생각의 수준이 높을 수도 있겠다 싶었죠.

 

그런데 정말 송금하는 분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 (물론 많지는 않습니다) 소중한 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후원해 주신 분들을 생각해서 좋은 곳에 쓰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조금이지만 모인 돈에 제돈을 조금 보태서 한국실명예방제단(http://www.kfpb.org/) 에 후원금을 보내게 되어 감격스러운 마음에 글을 적어 봅니다. 디자이너로써 느끼기에 눈보다 소중한 기관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예전부터 회사를 통해 실명예방제단에 후원을 했었는데 후원받아 수술받은 분들의 후기를 보며 회사가 아닌 개인적으로도 후원을 해야겠다 마음을 먹었던 차에 이곳에 후원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지요.

 

실제로 모인돈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동안 모인 돈

한 15일 정도 만에 요렇게 18500 원이 모였고요, (옆에 37500 원은 그냥 *2 해보았습니다 ㅋㅋ) 방문객수에 비하면 적은 숫자이기는 하지만 사실 보내주신게 정말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제돈을 조금 보태서 30000원을 후원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디자이너가 SW 개발해서 번 돈으로 후원하기

결재하는데 정말 속터져 죽은건 함정.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 부터 오만가지 툴을 설치하고 나서야 겨우 결재 성공,

정말 뭔 쓸데없는 보안 프로그램 및 결재 관련 프로그램이 10개는 깔렸나봐요. 다지워버려야지.

어쨌든 후원 성공!!

디자이너가 SW 개발해서 번 돈으로 후원완료

 

디자이너인 제가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번 돈으로 이렇게 좋은일을 하다니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정말 중요한 건 모인 금액은 아닌 것 같고 이 돈이 정말 돈을 내지 않아도 다운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져가시면서 굳이 개발자인 저에게 비용을 보내주신 뜻 깊고 훌륭하신 우리나라의 저작권을 지켜나가는 저작권 수호자분들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해당 프로그램의 비용으로 송금해주신 모든 금액을 후원 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더욱 많은 분들이 눈을 뜰 수 있도록 블로그 손님들의 응원 부탁드립니다.

 

마치며.. 

서두에 주저리 주저리 적었습니다만, 저 역시 오늘이 있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개발자들에게 무시당하기도 했고 디자인 팀원인 제가 맨날 코드만 붙잡고 있는 것이 못마땅한 분들도 있었을 겁니다. 남들 퇴근할때 밤새워가며 코딩하기도 했고 따로 배운적이 없으니 해외 사이트나 인터넷을 찾아가며 한줄 한줄 만들어 나가며 오늘에 이른것 같습니다. 물론 앞으로 가야할 길이 더 험하고 멀겠지만 돌아보면 참으로 높은 언덕에 오른듯한 느낌이 듭니다.

자신의 분야나 상황으로 인해 하고 싶은 일이나 배우고 싶은 것 들을 포기하지 말아 주세요. 언젠가 어디에선가 멋지게 성장해 있을 내일의 당신이 오늘의 당신을 응원하고 있을 겁니다.

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ps. 코로나가 종식되면 자리안비움 툴도 더이상 사랑받지 않겠죠? ㅜㅜ

 

 

 

 

반응형
반응형

오늘 갑자기 아내와 함께 장을 보러 나왔다.

나와보니 발에 신겨져 있는 신발은 내 것이 아닌 아들내미 신발이었다.

사실 내 신발과 아들내미 신발은 같은 브랜드의 같은 상품이며 색깔만 다른 동일한 신발이다.  심지어 이 녀석이 불쑥 자라는 바람에 이제는 사이즈까지 동일한... 정말 같은 신발이다. 나는 흰색, 아들 녀석은 검은 색을 신기는 했지만 바로 내 지금 신발의 이전에 신었던 신발이 지금 아들내미가 신는 것과 같은 바로 같은 모델 검은색 신발이었으니 순간 헷갈릴만도 하다 싶었다.

결국 이런일이 있을 줄 알았다면서 웃음짓는 아내의 말은 이해가 간다. 같은 브랜드의 같은 신발이니 그럴 수 있겠지.

그런데

내 발에 신겨져 있는 신발은 내가 매일 신어왔던 바로 그 같은 신발이 아니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색상만 다를 뿐 같은 브랜드에 같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발에 닿는 감촉 하나 하나가 낯설었다. 나올때는 몰랐지만 걸을때마다 느껴지는 그 낯설움같은 느낌? 어릴때 아빠의 구두를 신고 마당을 거닐때 만큼이나 낯설은 발의 감촉.

 

기껏해야 30분정도, 내 것이 아닌 신발을 신으며 재미 있는 느낌을 받았다.

공장에서 똑같은 가죽으로 똑같은 공정에 의해 똑같은 사이즈로 만들어낸 신발일 것인데 내가 신어왔던 신발과 아들내미의 신발은 왜 이다지도 다른것일까.

사람의 발모양이 다르면 얼마나 다르길레 .... 

어쩌면 나에게 완벽하게 맞추어진 세계에서 아주 조금만 다른 세계로 바뀌어가도 이렇게나 어색하고 불편한것은 비단 우리의 삷의 전반을 보지 않아더라도 작은 신발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새삼스레 느꼈달까?

이런 나의 안정된 삶의 주변에 있는 가족들, 직장 동료들 역시 너무나 익숙하게 스며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주변인들에게 감사하고 내 가족에게 한번더 감사하는 마음을 보내본다.

이제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이 익숙한 그 느낌의 펜스를 넘지 않기를 바라본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