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얼마전 고향집에 다녀오는 길에 휴게소를 들렀습니다. 늘 호두과자 정도를 사서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맛있게 먹었기에 그날도 별 생각없이 호두과자 판매점에서 호두과자를 주문하고 오는길에 고구마 스틱을 파는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렸을 때 길거리 리어카에서 수북히 쌓아놓고 조그만 종이 봉투에 담아서 팔았던 기억이 머리를 스치더라고요. 그때는 그런 주전부리를 저희 부모님은 잘 사주시지 않았기 때문에 너무나 먹고 싶었지만 먹을 기회가 흔하지 않았는데 어느날인가는 외삼촌과 함께 지나가다가 고구마 스틱에 시선을 떼지 못하는 저를 보더니 한봉지 사주셔서 먹었던 그 맛과 입안에서 부서지는 바삭 한 식감이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옛날 생각도 나고 해서 애들에게 한봉지 사줘야 겠다 하고 사들고 차로 들어가 아이들에게 줬더니 너무나 맛있게 먹는게 아니겠습니까? 딸내미는 양손 엄지척을 날리며 최고로 맛있다고 호들갑을 떠네요.

 

집에오니 마침 고구마가 있어 직접 만들어 줘보고 노하우를 공유해 드릴까 합니다. 

아빠만의 특별한 노하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재료준비 

  • 고구마 (전 일반 고구마로 했습니다)
  • 기름에 튀길 시
    • 기름 냄비, 

 

재료는 뭐 대단할게 없고요. 사실 그냥 고구마만 있으면 됩니다. 대부분 집에 있는 식기들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기름에 튀기실 거면 손잡이가 있는 뜰채와 기름 흡수용 키친타월 정도가 필요하겠네요.

 

고구마를 씻고 껍질을 까줍니다.
일단 얇게 썰어준 뒤 그걸 다시 썰어 주시면 됩니다. 검의 시련 시작.

감자 칼 등으로 껍질을 얇게 까낸 뒤 채썰어야 하는데요. 얇게 썰 수록 금방 익고 바삭하게 잘 됩니다. 최대한 얇게 썰어줍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 아빠들은 엄마 처럼 적당히 하지 않죠. 오차범위가 거의 +- 1mm 수준의 두께로 균일하게 채를 썰어 줍니다.

각 면의 폭은 2~3mm 정도면 적당합니다. 5mm 가 넘으면 두꺼운 겁니다. 다른 한쪽이라도 얇게 썰어주세요. 나중에 바삭하지 않고 눅눅하고 찐득한 식감이 됩니다.

 

물론 이정도 마음가짐을 가지고 시작해야 끝날때 쯤에도 그나마 볼만한 수준으로 썰어집니다. ^^

 

참고로 채칼을 사용하실 분은 조심해서 사용해 주세요. 고구마는 과육이 매우 단단하고 섬유질도 많으며 끈적이는 진액 같은것이 묻어나기 때문에 무나 당근처럼 채칼 위를 부드럽게 오가는 녀석이 아닙니다. 손이 다칠 수 있으니 항상 조심.

 

물에 불리기

썰어진 고구마 채는 물에 담가 전분을 제거해 줘야 합니다. 

물에 담그자 마자 하얗게 물이 변할 텐데요. 바로 전분입니다. 한두차례 손으로 뒤적이면서 씻어준뒤 물을 갈아주고 10분 정도 담궈 둡니다.

물에 담그면 바로 하얗게 녹말이 피어 나온다. 몇차례 행구어 주며 씻어주자.

영웅문 S 를 열어 관심 목록에 있는 주식들을 한차례 훓어보면 10분이 지나있습니다.

 

깔끔하게 목욕한 고구마 채

 

끝으로 물에 한번더 행구어 준뒤 체에 받혀 물기를 빼 줍니다.

급하신 분은 키친타올을 이용하여 뒤적뒤적 해 주시면 됩니다.

가능한 물기가 없는 것이 좋습니다.

 

본격 조리를 해봅시다.

에어프라이어 VS 기름 풍덩

실제로 저는 두가지를 모두 시도해 보았고 아래에 결과를 정리하였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에어프라이어 기름풍덩
장점 기름을 적게 먹는다 완벽한 조리가 가능하다.
--> 아빠 최고 연발
단점 전기를 많이 먹는다. (-_-)>
설겆이가 귀찮다
아쉬운 요리결과
기름냄새가 진동
기름을 많이 사용한다.
치우고 정리할게 많다

네 대략적인 장단점은 위와 같습니다. 에어프라이어는 기름대신 전기를 먹지요. 물론 기름에 직접 튀기면 기름을 먹습니다. 한두번이야 재사용 가능하겠지만 어쨌든 기름이 많이 필요합니다.

 

결정적으로 저는 기름에 직접 튀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일단 휴게소에 판매하는 것과 같이 완벽한 고구마 스틱을 만들 수 있습니다. 모양도, 색깔도, 식감과 맛도 완벽 그 자체거든요. 그런데 에어 프라이어에서는 그게 안되더군요. 이따가 그 이유를 좀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름 준비

저는 파스타 면을 삶는 용도로 구입해 놓은 스테인리스 냄비를 사용했습니다. 높이가 높아 기름이 주변으로 잘 튀지 않고 윗부분에 주전자처럼 국물을 따르기 좋은 형태로 되어 있어 나중에 다 사용한 기름을 모을때도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기름은 아래쪽에 5~8 cm 만 채우면 됩니다.

보통 튀김 요리시에 180도로 예열하라고 하지만 뭐 꼭 그럴 필요 없습니다. 한 150도만 되도 충분 하고요. 어짜피 고구마가 들어가면 기름 온도는 떨어질테니 너무 강박증 있는 사람처럼 온도계 들고 난리 칠 필요는 없습니다. ( 물론 저는 1초마다 온도를 재다가 와이프한테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시끄럽다고요)

적당히 기름이 온도가 올랐는지 온도계 없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조그만 고구마 조각을 하나 넣어 보는 겁니다. 넣은 고구마 조각이 뽀글뽀글 거품을 일으키며 떠오르면 완전 적당한 온도인 겁니다.

 

고구마 투하

고구마는 조금씩 넣습니다. 처음부터 한웅큼 가득 넣는 실수를 절대 하시면 안됩니다. 저처럼 목이 높은 냄비거나 웍처럼 위가 넓은 냄비가 아니라면 더더욱 조금씩 넣어보고 끓어 오를때 거품이 얼마나 피어오르는지 꼭 확인하신 뒤 한번에 투하할 수 있는 적정량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한웅큼을 넣으면 이런 상황이 발생됨. 넘치는줄 알고 심장이 쫄깃 했네요.

고구마가 들어가면 엄청난 양의 거품이 뽀글 거리며 냄비위로 넘칠 듯 올라옵니다. 넘쳤다가는 난리나는 겁니다. 불이 나는건 둘째 치고 사방팔방으로 튄 기름 때문에 기름속의 고구마보다 더 뜨거운 손맛을 등짝이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자! 우리 요리 초보 아빠님들. 과연 얼만큼 익어야 고구마가 휴게소 처럼 바삭하고 맛있게 익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요리 게시판이나 레시피 블로그 보면 색깔이 어떻게 되면 꺼내라.. 몇분을 익혀라.. 안 바삭하면 나중에 한번 더 튀겨라.. 뭐 이렇게 들 소개하거든요? 근데 주방이 어두우면 내용물 색상이 잘 보이지 않죠. 검은 바닥의 튀김 냄비와 스텐 냄비에서 보이는 고구마 색깔이 똑같을까요? 

제가 확실하게 익었는지 판단하는 노하우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고구마가 익었는지 확인하는 확실한 방법

처음 기름에 풍덩한 고구마 주변에는 정말 엄청난 뽀글이가 발생됩니다. 바로 기름의 온도 (150 도 이상) 때문인데요. 이게 기름이 끓는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사실은 튀김 재료안의 수분이 100 도 이상의 뜨거운 기름때문에 끓어서 증발을 하는건데요. 기름과 물이 섞이지 않으니 엄청난 속도로 수분이 끓어서 증발하는 과정에서 기름이 끓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죠.

자 눈치 채셨나요?

아직 모르시겠다고요?

괜찮습니다. 바로 얼마간 마구마구 발생하던 뽀글이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텐데요. 이론적으로 고구마 내부의 모든 수분이 증발하고 나면 뽀글이가 전혀 발생하지 않습니다.

 

1~2분 정도 지나면 거품이 거의 발생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끓는 것처럼 보이는 거품이 점차 줄어들어 거의 안 샐길때가 완벽하게 익은 타이밍인데요. 채 썰은 두께가 다를 수 있으니 어떤건 좀 빨리 익고 어떤건 조금 더딥니다. 튀김 젓가락 등으로 휘휘 저어서 거품이 살짝 나는 정도면 얼른 꺼내시면 됩니다. 한 두번 해보시고 살짝 식힌다음 직접 먹어 보세요. 언제 건지면 되는지 느낌이 오실 겁니다.

참고로 이게 다익었다고 생각하고 꺼낼때 고구마가 휴게소에서 사는 것처럼 노란색이 아닙니다. 뭔가 창백하고 희끄무리한 색이거든요? 그래서 아.. 아직 안익었구나 하고 더 익히시면 안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꺼낼 때 노란색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고요. 거품이 잘 안나면 다 익은 겁니다. 아얘 거품이 안나면 이미 타고 있는 중일거에요. 꺼낼때 희끄무리 하고 창백한게 정상입니다. 몇초 지나면 점정 예쁜 노란색으로 변한답니다. 식으면서 바삭한 식감도 확 올라갑니다.

기름에서 꺼내면 점차 노~오랗게 색상이 변한다.

 

에어프라이어는 왜 별로인가?

제가 궁상을 좀 떨기는 하지만 꼭 전기세 때문은 아닙니다. 

에어프라이어 특성상 내부 온도가 고르게 유지되기 어렵고 뜨거운 공기에 많이 노출된 부분은 기름에 태운 것처럼 갈색으로 변하고요 바삭한 느낌이 아니고 딱딱해 집니다. 또 여러 개가 겹쳐져 있는 부분은 뜨거운 공기에 고르게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덜익어서 바삭하게 익지 않고 물러지기 일수입니다.  기름에 들어가서 전체적으로 고른 온도에 고르게 수분이 증발되지 않는 것이죠. 에어 프라이어 자체는 어느정도 밀폐되어 있기 때문에 내부의 습기가 외부로 배출되기 어려운 구조 입니다. 제가 고구마 내부의 습기가 모두 없어져야 바삭한 스틱이 된다고 했었죠? 에어 프라이어는 본질적으로 이런 요리과정에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음식이 마르지 않게 촉촉한 상태로 요리가 되는 것이 장점이기도 하지만 고구마 스틱에는 적당해 보이지가 않습니다.

자주 뒤집어 주면 된다고 하시는 분도 계신데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끝부분이 갈색이 되고 중간은 안 바삭한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 아빠들은 어짜피 할꺼면 완벽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에어프라이어에서 건식 사우나 중인 고구마스틱

사실 에어프라이어로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결과물은 기름에 튀긴거랑 비교가 안됩니다.

맛은 나쁘지 않은데 약간 눅눅한게 제가 원하는 그 고구마 스틱이 아니더군요.

 

 

다 튀기로 남은 기름은?

네 기름을 한번만 사용하고 버리기에는 조금 아깝죠. 고구마 스틱 한웅큼 튀기자고 기름을 한바가지 사용하는 것은 좀 낭비인것 같습니다. 60계 치킨 아시죠? 네. 기름을 한번 부어 치킨을 무려 60마리나 튀긴다고 합니다. 60마리가 적게 튀기는 것이니 그렇게 광고를 하겠죠? 세상에... 다른 치킨집들은 대체 얼마나 튀겨대는 걸까요...

어쨌든 고구마 몇개 튀겼다고 기름을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사용하고 남은 기름은 나중에 아이들 치킨너겟이나 냉동 돈까스 등을 튀기는데 사용해도 충분합니다. 기름의 산패를 느리게 하기 위하여 위하여 마지막 튀김을 튀긴 후 양파조각을 몇개 튀겨주세요. 양파가 기름의 산패를 느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커피 거름종이에 걸러지고 있는 기름

 

눈에 보일만큼 큰 건더기는 채에 걸러 준 뒤 커피 거름종이나 키친타월 등을 이용하여 깔대기에 대고 기름을 거르며 부어 줍니다. 그럼 찌거기는 거의 없는 깨끗한 기름만 모이게 됩니다. 이렇게 모아진 기름은 그대로 다시 사용할 수 있어 각종 튀김요리 등에 사용하시면 됩니다. 

어느날 유난히 튀김에서 꿉꿉한 냄새가 나거든 그때 버리시면 되죠.

저는 4번 정도 고구마를 튀겨주니 좋지 않은 냄새가 살짝 올라오는 것 같아 교체를 하였습니다.

에어 프라이어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역시 튀김은 기름에 들어가야 제 맛 아니겠습니까? ㅋ

기름에 튀깁시다.

 

쨔잔~

네 완벽한 고구마 스틱 만들기 대성공입니다.

또각또각 부러지는 식감이 일품입니다.

 

 

참고로 감자 껍질칼을 이용하여 고구마를 얇게 슬라이스로 잘라줘도 상당히 괜찮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감자칼로 슬라이싱 한 고구마
환상적인 고구마칩. 비주얼 탄생

이렇게 해도 너무나 바삭한 고구마 칩이 됩니다. 맛소금을 살짝 뿌려주면 맥주안주로도 더할나위 없는 안주가 되지요.

 

아빠님들 한번 도전해 보시렵니까?

 

그럼 이만 마칩니다.

 

2021.07.21 - [DIY] - [아빠의요리] 초보 요리사 아빠, 요리 노하우 대공개!

 

[아빠의요리] 초보 요리사 아빠, 요리 노하우 대공개!

코로나로 재택근무 기간이 길어지면서 아이들과 식사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거의 매일 삼시세끼를 함께 하다 보니 아무리 간단하게 끼니를 때운다고 해도 하루 한두끼는 잘

diy-dev-design.tistory.com

 

2021.01.13 - [DIY] - [아빠의요리] 초간단 꿀맛 만두볶음밥 만들기

 

[아빠의요리] 초간단 꿀맛 만두볶음밥 만들기

얼마전에도 올렸지만 요즘 아이들 점심 챙겨 먹이느라 바쁜 아빠 입니다. 집에서 노냐고요? 물론 아니죠.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11시 45 분 땡 하고 시작해서 한시간만에 아이들과 먹을 점심을

diy-dev-design.tistory.com

 

2021.07.19 - [DIY] - [아빠의 요리] 핵 맛있는 치킨마요 덮밥 만들기

 

[아빠의 요리] 핵 맛있는 치킨마요 덮밥 만들기

아이들과 집에서 밥을 하루 세끼 해먹자니 정말 고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괜히 삼시세끼 같은 TV 프로 같은게 나온게 아니죠. 아침먹고 나면 점심은 뭘 먹을지 고민이고 점심먹고 나면 저녁은

diy-dev-design.tistory.com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