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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 닌텐도 리모컨 건전지 어디있어?"

"거기, 거기, 그 옆에 어어 거기.."

"아빠, 다 썼나봐,,, 없는데? "

 

헐.. 코스트코에서 40개짜리 배터리를 사면서 와 이거 언제 다쓰냐 했던거 같은데 ... 닌텐도 위가 배터리 먹는 귀신인가 봅니다.

애들이 방학동안 스위치를 산 후로 쳐다도 안보던 닌텐도 위를 다시 좀 하기 시작하더니 배터리가 줄줄 닳아 없어진 모양이었습니다.

 

흠... 

 

정말 다 쓴거 맞아?

집 한켠에 버리는 배터리를 모으는 통으로 가서 한번 확인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보통 저는 모아서 한번에 버립니다)

 

배터리 모으는 통안의 폐 배터리들 

네 역시 배터리가 많이 쌓였네요. 

이미 누액이 심하게 일어난 손데면 안될것 같은 녀석들도 있긴 합니다.

듀라셀 울트라 같은 경우는 오래쓰기로 유명한 배터리인데요, 불과 몇달만에 이렇게 많은 배터리가 다 사용된건지 궁금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구질구질 하지만 한번 버려질 배터리들의 전압을 체크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우선 누액이 심해 부식된 건전지는 걸러주세요.

누액이 심해 손을 데기 어려운 상태의 폐 배터리

겉에 얼음이 얼은 듯 산성 물질로 뒤덥힌 배터리...

손데면 큰일 날 것만 같은 비주얼 입니다. 실제로 시큼한 냄새가 나는게 ' 나를 건드리지 말라 ' 라고 하는 것 같네요.

저런 녀석은 그냥 걸러주고 나머지 외관이 그나마 깨끗한 배터리들은 키친타올로 깨끗하게 겉면을 닦아 분류해 봤습니다. 양쪽 끝부분에 누액이 없고 부식된 흔적이 없는 애들만 골라 봤습니다.

 

 

자 남아있는 전기를 측정해 보자

배터리 분류가 끝났으면 테스터기를 이용해 남아있는 전류를 확인해 보려 합니다. 정확히는 전압을 측정해 보고 현재 배터리의 상태를 검사하는 것이죠.

통상 1.5v 건전지는 1.6v 이상의 초기 전압을 가지고 있고 1.2v 미만이면 거의 소진된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물론 시계나 리모컨처럼 전류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제품은 1.0v 근처에서도 동작하기도 하는 것 같지만 일반적인 장난감이나 모터가 사용되는 제품은 거의 1.3v 미만이면 정상 동작은 어렵다고 보셔도 됩니다.

 

하나씩 재보죠. AA 배터리 홀더를 준비하고 양 끝단을 테스터기에 물린 후에 하나씩 끼워가면서 체크해 봅니다.

 

첫번째 타자. 듀라셀 울트라 군!

거의 다 소진된 듀라셀 울트라 배터리

 네 아쉽게도 1.097v 를 보여주네요. 폐기해야 겠네요.

 

두번째 타자, 듀라셀 군!

거의 다 사용한 듀라셀 배터리

오호라. 1.336v 면 아슬아슬 하지만 완전 바닥난건 아니군요.

 

다음 3번 타자, 커클랜드 군!

완전히 소진된 코스트코 커클랜드 배터리

네! 아웃입니다. 아쉬운 3번타자. 이건 뭐 말이 필요 없는 아웃입니다.

 

대망의 4번타자, 이번에도 듀라셀 울트라 군!

새거나 다름없는 수준의 듀라셀 울트라 배터리

와우! 홈런 입니다. 역시 4번 타자 답네요. 

ㅋㅋ

웃을 일이 아닌것 같습니다. 폐기할 배터리 통에서 가져온 배터리가 1.6v 가 넘다니요. 새 배터리를 그냥 버릴 뻔 했습니다.

와 ... 몸값 높으신 분을 몰라뵙고...

 

 

샤오미 손 세정제 디스펜서 구입시 딸려온 정체모를 중국 배터리

역시 거의 다 사용한 배터리

네. 1.336v 면 준수합니다. 역시 모터를 사용하는 장비이다 보니 전압이 좀 떨어지면 사용이 되지 않나 봅니다.

그렇게 계속 검사 하면서 배터리 겉면에 측정된 전압을 기록했습니다.

측정하고. 

 

또 측정하고..

 

 

 

결과는?

30여개의 배터리를 검사해본 결과 기가 막힐 노릇이었습니다.

전압이 1.5v 이상인 배터리가 무려 절반 가까이 되네요. ㅠㅠ

도대체 우리집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던걸까요. 

측정한 절반 정도가 1.5v 이상이었던 폐 배터리들

아래쪽에 10여개 정도의 배터리가 무려 1.5V 이상의 전압을 보였습니다. 거의 새거라고 봐도 무리는 없는 수준입니다. 어의가 없네요. 이렇게 직접 측정 해 보지 않았다면 모두 분리수거함으로 들어갈 신세 였던 거네요.

 

아마 아이들이 리모컨에 끼웠다가 하루이틀 사용하고 리모컨이 안되면 버린 것 같은데 아마 리모컨 컨트롤러의 접촉단자 불량 등으로 인식이 잘 안되서 사용이 안된 것을 배터리가 다 닳은 것으로 착각한 모양입니다.

2020.03.10 - [DIY] - [수리기] 닌텐도 Wii 리모컨 고장 수리. #간단 #초보 가능

 

[수리기] 닌텐도 Wii 리모컨 고장 수리. #간단 #초보 가능

저희 집에 단연 없어서는 안될 1순위 가전 제품중의 하나가 바로 닌텐도 Wii 입니다. 아이들이 게임을 하는 동안도 몸을 사용하며 게임 자체보다는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웃

diy-dev-design.tistory.com

 

위 포스트에서 닌텐도 위의 배터리 단자 접촉 불량 문제를 개선했던 적이 있는데 비슷한 문제 였을 것으로 추측해 봅니다.

 

어쨌든 아래 살아난 배터리들은 시계나 리모컨 등에 다시 사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전에도 저렇게 멀쩡한 배터리가 수없이 버려졌을 걸 생각하니 돈이 아깝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합니다. 제가 좀 챙겨줬으면.. 

 

어쨌든 간단한 건전지 잔류 용량 측정기라도 있었으면 이런 사태는 나지 않았을 거라 생각이들어 저렴한 제품을 하나 구매할까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에너지 사용에 대한 교육도 해주고 자원도 아낄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폐기할 배터리를 보면서 또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 봅니다.  ㅎ

재미있는 생각이 드는 것 같네요 ㅋ

다음 포스트에서 보시죠.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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