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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갑자기 아내와 함께 장을 보러 나왔다.

나와보니 발에 신겨져 있는 신발은 내 것이 아닌 아들내미 신발이었다.

사실 내 신발과 아들내미 신발은 같은 브랜드의 같은 상품이며 색깔만 다른 동일한 신발이다.  심지어 이 녀석이 불쑥 자라는 바람에 이제는 사이즈까지 동일한... 정말 같은 신발이다. 나는 흰색, 아들 녀석은 검은 색을 신기는 했지만 바로 내 지금 신발의 이전에 신었던 신발이 지금 아들내미가 신는 것과 같은 바로 같은 모델 검은색 신발이었으니 순간 헷갈릴만도 하다 싶었다.

결국 이런일이 있을 줄 알았다면서 웃음짓는 아내의 말은 이해가 간다. 같은 브랜드의 같은 신발이니 그럴 수 있겠지.

그런데

내 발에 신겨져 있는 신발은 내가 매일 신어왔던 바로 그 같은 신발이 아니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색상만 다를 뿐 같은 브랜드에 같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발에 닿는 감촉 하나 하나가 낯설었다. 나올때는 몰랐지만 걸을때마다 느껴지는 그 낯설움같은 느낌? 어릴때 아빠의 구두를 신고 마당을 거닐때 만큼이나 낯설은 발의 감촉.

 

기껏해야 30분정도, 내 것이 아닌 신발을 신으며 재미 있는 느낌을 받았다.

공장에서 똑같은 가죽으로 똑같은 공정에 의해 똑같은 사이즈로 만들어낸 신발일 것인데 내가 신어왔던 신발과 아들내미의 신발은 왜 이다지도 다른것일까.

사람의 발모양이 다르면 얼마나 다르길레 .... 

어쩌면 나에게 완벽하게 맞추어진 세계에서 아주 조금만 다른 세계로 바뀌어가도 이렇게나 어색하고 불편한것은 비단 우리의 삷의 전반을 보지 않아더라도 작은 신발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새삼스레 느꼈달까?

이런 나의 안정된 삶의 주변에 있는 가족들, 직장 동료들 역시 너무나 익숙하게 스며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주변인들에게 감사하고 내 가족에게 한번더 감사하는 마음을 보내본다.

이제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이 익숙한 그 느낌의 펜스를 넘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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